"봉래산 제일봉에 낙락(落落)매미" 된 이야기입니다. - 초보님들 참조하세요.
A지점에서 기체가 제자리에 멈추어있습니다. 비구름이 다가오고 있었음 (실수 : 이 때 버티고 있었어야)
B지점으로 이동하여 돌리는 순간부터 엄청난 바람이 들어와
뒤로 밀려 능선을 넘습니다. (무전 때립니다 : "짱님! 기체가 뒤로 밀립니다")
B지점에서 C지점까지 Foot-bar 최대 밟아도 소용없이 계속 밀리고, 고도까지 팍팍 떨어집니다.
"산으로 붙여서 빠져 나오세요" 짱님 무전소리에 붙이려해도 통제 불능이고, C능선도 밀려서 넘어갑니다.
이 때 기상 최악, 이륙장 앞에서 4~5대가 꼼짝 못하고 서있고, "윤희 계속 버텨라!"... 짱님 목소리가 다급해집니다.
C에서 D까지 엄청 빠르게 후진(?)해서 D능선에 올라섭니다.
(맘속으로는 계속 "침착!"를 되뇌며, 나무에 걸더라도 최대한 안전하게, 구조대 오기 쉬운 곳으로)
D능선을 넘어갈 순간에 (합천에서 넘어간 경험있어 아찔) "귀접기 하세요" 무전 소리가 들려옵니다.
왜 이게 생각 안났을까요? 구세주같은 말씀.
귀접으니 밀리는 속도가 줄어 들고, 조금 마음이 안정되어 E지점에서 비상착륙자리를 찾습니다.
가, 나 두 곳 중에 더 넓은 <가> 를 목표로 밀리는 속도를 조절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러나 (가) (나) 중간, F지점 에서 고도는 점점 떨어지는데, 기체는 밀리지도 전진도 안됩니다. ㅠㅠ
이 때 (나) 에서 점심먹던 등산객 5명이 남의 속도 모르고, 손을 흔드네요.
그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길래, (그래! 죽을 때 죽더라도) 나도 손을 흔들어 줬습니다. ㅋㅋ
배풍으로 돌 수는 없어 최대한 (나)까지 접근시도하다 후두둑.... 부드럽게 소나무에 걸었고
몸이 뒤집혀 머리가 땅으로 향해 메달리는 순간(아찔했음) 우지직, 우지직.......뚝...... 나무가지가 부러지면서
(가)-(나)사이 도로에 사뿐히(?) 내렸고, 기체도 따라 내려와서, 몸을 추스리고 있는데 한 분이 달려와서 괜찮냐고 묻습니다.
"네!" ("니 눈에 이게 괜찮게 보이냐!")...... 덕분에 물, 과일, 빵도 얻어 먹었네요. ㅎㅎ
얼마 안돼는 비행 기간지만, 이렇게 대책없이 밀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8/18~8/19 양일간 좋은 공부했습니다. 초보님들도 고수님들 말씀 잘들으세요. ㅎㅎ
*** 참고로 성삼문의 시조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蓬萊山 第一峰에 落落長松되었다가 白雪이 滿乾坤할제 獨也靑靑하리라'에 나오는 봉래산은 선생의 고향인 홍성군에 있답니다.
역시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많은걸 생각 하셨네요
안다치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이륙 직전에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 내려서 스쿨장님이 나가지 마라 그래서 안나갔는데 나갔으면
뒷통수 써늘 했겠습니다. ㅋㅋㅋ 형님 때문에 간접 경험으로 하나 더 배운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